바둑 인공지능의 원리를 이해하면 AI가 어떻게 수를 계산하고 판단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알파고부터 카타고까지, 인공지능 바둑의 작동 구조와 학습 방식, 그리고 인간과의 차이를 쉽고 명확하게 정리했습니다.
바둑 인공지능의 등장과 발전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을 4대 1로 꺾으며 전 세계 바둑계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전까지 “AI는 바둑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알파고의 등장은 그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이후 바둑 인공지능은 단순한 연구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방식을 바꾼 하나의 지적 실험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오픈소스 AI 엔진인 카타고(KataGo), 엘프고(ELF Go), 릴라제로(Leela Zero) 등이 등장하며, 전문가뿐 아니라 아마추어까지도 AI 바둑을 실전 분석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바둑의 학습과 연구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셈이죠.
바둑 인공지능의 작동 원리
많은 사람들이 AI가 단순히 모든 수를 계산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불가능합니다. 바둑의 경우의 수는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대신 바둑 인공지능은 ‘좋은 수’만 선별적으로 탐색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 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두 가지 핵심 기술이 있습니다.
- 정책망(Policy Network) – 다음 수로 둘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좁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즉, 361개의 좌표 중 유망한 지점을 우선적으로 탐색합니다.
- 가치망(Value Network) – 선택된 수를 두었을 때의 승리 확률을 계산합니다. 이를 통해 단순한 탐색이 아닌 ‘판단’을 가능하게 합니다.
정책망이 직관적 판단을 흉내내고, 가치망이 논리적 판단을 보완하면서 AI는 인간의 사고방식을 데이터로 구현하게 됩니다.
AI의 학습 방식과 자기대국(Self-Play)
AI는 사람처럼 누군가에게 배우지 않습니다. 대신 스스로와 수천만 번 대국하며 학습합니다. 이를 자가 대국(Self-Play)이라고 부르죠. AI는 매 대국마다 결과를 기록하고, 승리 확률이 높은 수의 패턴을 통계적으로 축적합니다. 이렇게 반복된 학습은 인간의 복기 과정과 유사하지만, 속도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AI는 단 몇 주 만에 인간이 평생 두는 것보다 많은 판을 경험하며, 그 속에서 최적의 수를 찾아냅니다. 바로 이 부분이 AI의 ‘데이터 기반 직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둑 인공지능의 발전과 주요 엔진 비교
초기에는 알파고가 상징적인 존재였지만, 이후 등장한 카타고(KataGo)는 훨씬 효율적인 구조로 발전했습니다. 알파고가 구글의 슈퍼컴퓨터로 학습된 반면, 카타고는 일반 GPU 한 대로도 훈련이 가능합니다. 또한 ‘패착 예측’, ‘형세 그래프’ 등 분석 기능을 통해 인간의 사고를 보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엘프고(ELF Go)나 릴라제로(Leela Zero)는 오픈소스 기반으로, 누구나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실험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합니다. 덕분에 지금은 프로기사뿐 아니라 동호인들도 AI 엔진을 활용해 복기하거나 연구하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AI가 바꾼 학습 방식과 실전 활용
프로 기사들은 AI의 분석 결과를 통해 정석을 검토하고, 승률 60% 이상인 수를 실전에서 선택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감각’으로 판단하던 자리도 이제는 데이터 기반의 선택으로 바뀌었죠. AI는 수의 좋고 나쁨을 확률로 보여주기 때문에, 객관적인 복기와 학습이 가능합니다.
또한 AI가 제시하는 수는 종종 기존 상식과 다릅니다. 과거에는 ‘나쁜 수’로 여겨지던 자리도, AI 분석에서는 새로운 전략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는 바둑의 창의성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AI의 한계와 인간의 역할
AI가 완벽해 보이지만, 여전히 인간의 감각이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기 싸움이나 사활 같은 복잡한 국면에서는 AI도 예기치 못한 착오를 범하기도 합니다. 프로 기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AI의 판단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그 의도를 이해한 뒤 ‘조정된 수’를 선택합니다. 결국 AI는 도구일 뿐, 해석은 인간의 몫입니다.
이런 균형 감각이야말로 인간의 경험과 전문성이 만나는 지점이며, 진짜 실력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바둑 인공지능의 미래
AI는 이제 단순한 분석 도구를 넘어 새로운 창작의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직관과 기계의 계산이 함께 발전하면서, 바둑은 더 깊고 다채로운 전략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AI와 인간이 협업하는 하이브리드 대국도 일반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바둑 인공지능은 기술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것은 인간의 사고를 수학적으로 해석하고, 그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AI가 인간의 직관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함께 발전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생각의 확장’을 경험합니다. 오늘 당신이 두는 한 수에도, AI의 통찰이 담긴 가능성이 깃들어 있을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