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을 처음 시작하면 가장 먼저 접하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정석’입니다. 정석은 초보자들이 바둑 포석을 익히는 데 기준이 되는 수순이지만, 이 수를 단순히 외우는 것으로 실력이 오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바둑 정석을 기계적으로 암기할 경우, 실전에서는 유연한 대응을 하지 못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바둑 정석이 왜 ‘외우는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인지, 그리고 초보자들이 실전에서 정석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정석을 외우는 초보자의 흔한 실수
처음 바둑을 배울 때, 우리는 보통 정석부터 익힙니다.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두는 게 맞다.” 교재도, 유튜브도, 강사도 그렇게 말하죠. 그래서 열심히 외웁니다. 소목에서는 날일자 붙이고 젖히고, 끊고 단수 치고, 늘고… 이런 흐름을 그대로 외워서 실전에 적용하려 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암기한 정석은 실전 상황에서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석은 '모범 수순'이지 '절대 정답'이 아닙니다. 상대의 돌 배치, 나의 세력 방향, 전체 형세에 따라 정석도 충분히 변형되고 무효화될 수 있습니다. 초보자들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외운 대로만 두려고 하다가 흐름을 놓치고, 국면을 망치게 됩니다. 정석을 수순 그대로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실전에서 강해질 수 없습니다.
정석의 핵심은 수의 이유를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그럼 정석은 왜 존재할까요? 그 이유는 ‘이 수를 이렇게 두면 효율적이다’라는 흐름의 축적입니다. 하지만 그 효율성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돌 하나만 위치가 달라도 정석의 가치나 의미는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초보자에게 더 필요한 것은 ‘수의 목적’과 ‘흐름의 이유’를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날일자 붙임이 왜 좋은지, 젖히는 수의 목적은 무엇인지, 이 수 뒤에 어떤 응수가 나오는지를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바둑의 흐름을 읽는 눈, 수읽기를 통해 형세를 해석하는 감각입니다. 이해 없이 정석만 외우는 바둑은, 실전에서 조금만 상황이 달라져도 무너지기 쉽습니다.
정석 학습을 제대로 하는 방법
초보자가 정석을 공부할 때 가장 좋은 접근은 ‘적은 수의 정석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10개의 정석을 얕게 외우기보다, 2~3개의 정석을 상황에 맞게 응용할 수 있는 것이 실전에서는 훨씬 도움이 됩니다. 특히 AI 바둑 프로그램이 등장한 이후, 정석 자체도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암기보다 원리 이해가 중요해졌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학습은 실전에서 자주 등장하는 정석 흐름을 복기하면서 ‘이 수는 왜 나왔을까?’, ‘상대가 다른 수를 뒀다면 어떻게 됐을까?’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는 것입니다. 이런 사고 훈련이 반복되면, 정석은 단순한 수순을 넘어 실전 감각으로 내면화됩니다.
결론: 바둑 정석은 외우기보다 이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정석은 바둑 초보자에게 실력 향상을 위한 좋은 기준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바둑의 핵심은 흐름과 판단력입니다. 외운 정석이 아니라, 이해한 수가 실전에서 강해집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는 정석을 '이해의 대상으로 다시 보기' 시작해 보세요. 그 순간부터 실력이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