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둑 황제 커제 9단은 세계 최정상 기사로 명성을 떨쳤지만,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큰 충격을 겪었습니다. 커제의 바둑 스타일과 알파고 대국의 결과, 그리고 이후 바둑계의 변화를 살펴봅니다.
1. 커제, 중국 바둑의 황제
커제(柯洁, 1997~ )는 10대 시절부터 중국 바둑계를 대표한 기사입니다.
- 17세에 이미 세계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며 ‘천재 소년’으로 불림
- 세계대회 9회 우승, 20대 초반에 최연소 세계 랭킹 1위 달성
- 공격적이고 변칙적인 수읽기로 상대를 압도하는 전투형 스타일로 유명
커제는 단순히 중국 바둑의 강자가 아니라, 한국의 신진서·박정환, 일본의 이야마 유타와 함께 동아시아 바둑 삼국지의 주인공으로 불렸습니다.
2. 알파고와의 운명적 대결
2017년 5월, 중국 우시(無錫)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주최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에서 커제는 알파고와 3번기 대결을 펼쳤습니다.
- 당시 커제는 세계 랭킹 1위
- 이세돌이 1승을 거뒀던 전례가 있었기에, “커제가 알파고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에 세계 바둑계의 관심 집중
- 대국 전 인터뷰에서 커제는 “AI는 결국 인간을 넘을 수 없다”고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임
3. 경기 결과 요약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알파고 3전 전승 (3:0 완승)
- 1국: 커제가 초반 변칙 전략을 구사했지만, 알파고의 정교한 계산에 무너짐
- 2국: 치열한 중반 전투 끝에 알파고의 장기인 수읽기에서 밀려 패배
- 3국: 커제가 흔들기 전략을 시도했으나, 알파고의 흔들림 없는 대응에 끝내 항복
대국 직후 커제는 얼굴을 감싸며 눈물을 보였고, “내가 알파고를 이기려 한 것은 오만이었다”라는 발언을 남겼습니다. 이 장면은 바둑계뿐 아니라 전 세계 언론에 크게 보도되며 AI와 인간의 격차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4. 커제의 스타일과 한계
커제의 바둑은 창의적이고 전투적인 스타일이지만, 알파고 앞에서는 그 장점이 오히려 약점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간의 직관은 국면 전환에 강하지만, AI의 정확한 수읽기와 전략적 계산에는 무너질 수밖에 없음
- 특히 긴 싸움에서 AI의 체력(계산 자원)을 넘어서지 못한 점이 한계로 드러남
- 이 대국은 인간의 창의성과 기계의 계산력이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
5. 대국 이후의 변화
알파고와의 패배 이후, 커제는 오히려 AI를 학습 도구로 받아들이며 더 강해졌습니다.
- 스스로 “AI는 인간의 스승”이라 말하며 태도를 바꿈
- AI와 함께 연구하며 새로운 정석과 수법을 적극 흡수
- 이후에도 세계 대회 우승을 이어가며 중국 바둑 최강자의 자리를 지킴
또한 이번 대결을 계기로 중국 바둑계 전체가 AI 활용을 본격화했고, 기사들의 연구 방식이 대대적으로 변화했습니다.
6. 알파고가 남긴 의미
커제와 알파고의 대결은 단순한 패배 그 이상이었습니다.
- 바둑계: AI가 단순 보조가 아니라 절대적 연구 도구로 자리매김
- 대중: “AI가 인간 최고 두뇌를 압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확인
- 기술계: 알파고의 알고리즘은 이후 알파폴드(단백질 구조 예측) 같은 과학 연구에도 확장
결론 – 인간의 도전과 AI의 벽
커제는 알파고에게 3:0으로 패했지만, 그의 도전은 인공지능 시대의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알파고는 결국 은퇴했지만, 커제는 지금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며 “AI를 넘어설 수는 없어도, 함께 진화할 수 있다”는 인간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